세상사는 이야기
인천의 맛집 골목을 찾아보자.
구자융
2009. 2. 9. 17:48
인천은 예로부터 새로운 음식이 만들어지고 전국 곳곳으로 퍼져나간 맛의 고장이다. 자장면, 쫄면, 물텀벙이, 칼국수 등은 인천에서 태어나거나 재탄생돼 전국 각지로 퍼져나간 먹을거리들이다. 또한 바다와 산, 갯벌을 끼고 있는 인천의 밥상은 언제나 푸짐하고 풍요로웠다. 지역민의 정서와 문화가 고스란히 스며든 인천의 맛집 골목을 찾아보자.
#1 인천사람만 아는 '물텀벙이' 골목
▲ 물텀벙이 찜
남구 용현동에는 물텀벙이 골목이 있다. 물텀벙이란 인천에서만 통하는 아귀의 별명이다.
생김새가 하도 못생겨 어부들이 그물에 걸리면 물에 '텀벙' 내버렸다는 데서 유래했다. 하지만 생선이 귀해지면서 근로자들의 값싼 술국의 재료로 가치를 입증했다. 현재 찜은 인기 요리로 변신해 용현동 주변에 이것을 전문적으로 하는 집들이 하나둘씩 생겨나 물텀벙이 골목을 형성했다.
미더덕과 조갯살을 비롯해 콩나물과 온갖 야채를 곁들여 시뻘겋게 요리되어 나온 물텀벙이 찜을 보면 어느새 입에 침이 고인다.
#2 동인천역 삼치골목 & 신포동 칼집골목
동인천역과 신포시장 인근은 천천히 걷는 재미가 유별나다. 골목마다 다양한 간판과 볼거리가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주전부리 거리가 넘치는 곳도 이곳이요, 입을 즐겁게 하는 곳도 역시 이곳이다. 때문에 이곳을 걸으면 맛의 새로운 발견이 이어진다. 동인천역에서 내려 대한서림 옆을 지나면 학생교육문화회관이 나오는데 그 옆 골목에 삼치집들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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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인천역 삼치골목 |
저렴한 가격에 넉넉한 인심까지, 삼치구이와 막걸리를 주문하면 홍합탕과 계란탕은 서비스다. 대한민국 유일의 삼치구이거리에선 은근히 배어있는 생선구이 냄새와 사람 냄새까지 맡을 수 있다.
신포동문화의거리 기업은행 맞은편 신포순대 뒷골목에 자리한 일명 '칼집'골목 또한 세월의 흔적과 추억을 간직한 곳이다. '칼집', '레스토랑 칼'로 통했던 신포동 칼국수 골목은 1960년대부터 학생들의 식도락과 허기를 달래주었던 곳이다. 과거 10여개의 학교가 몰려있었던 터라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세월의 흔적과 추억을 간직한 몇몇 식당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3 화평동 냉면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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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평동 냉면거리 |
끝없이 늘어선 냉면가게의 수에 놀라고, 보자마자 입 딱 벌어지게 만드는 냉면그릇의 크기에 놀라고, 마지막으로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놀란다.
각 지역마다 계절음식이 있지만, 한 여름의 냉면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좋아하는 계절음식일 것이다. 살얼음 띠운 시원한 육수에 쫄깃한 냉면 한 그릇은 활활 타는 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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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성동 차이나타운 |
중구 북성동의 차이나타운은 이제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이국적 정취와 함께 제대로 된 중화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북성동 자장면 거리를 지나치면 안된다.
현재 중화요리집 30여 곳이 성업중인 차이나타운은 자장면의 효시로 알려진 공화춘 건물이 인천시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을 정도로 눈과 입을 즐겁게 만드는 곳이다.
#5 송도유원지 꽃게탕거리
송도유원지에서 인천상륙작전 기념관 앞까지 이르는 대로변은 꽃게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 20여 곳이 몰려 있다.
송도의 꽃게탕 거리인 이곳에선 주로 알이 꽉 찬 암꽃게로 찜을 해 내놓는다. 대청도와 백령도 근해에서 잡아들이는 꽃게를 재료로 하기 때문에 속이 꽉찬 게살맛을 기대해도 된다.
가격은 그리 만만치 않지만, 이곳에선 신선한 꽃게를 대형 냉장고에 비축하기 때문에 사시사철 맛좋은 꽃게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6 인천문예회관 맞은편 밴댕이골목
속 좁은 밴댕이들이 모여서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는 곳도 있다.
잡히자마자 제 분에 못 이겨 운명을 달리하는 급한 성격에 빗댄 '밴댕이 소갈딱지'의 주인공이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맞은편에 자리했다.
일자로 된 골목 양쪽에 맛집들이 즐비한 밴댕이 골목은 강화 교동도와 석모도 사이에서 공수된 밴댕이의 종착점이다. 부담없는 가격으로 밴댕이회와 무침, 구이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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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포시장 닭강정골목 |
이밖에 신포시장 안의 민어횟집과 닭강정 골목도 인천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들을 내어놓고는 전국의 식도락가들을 기다리고 있다.
인천의 맛집 골목으로 직접 찾아가 보자.
혹 길을 잘못 찾더라도 걱정하지 말자.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들고 물어보면 다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