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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에 걸친 나라사랑 9공수 김정섭 원사.

구자융 2010. 3. 20. 05:00


만약 여러분이 직업군인이 되겠다는 결심을 주위에 밝힌다면 이에 대한 반응은 어떠할까.

나라의 간성이 된다는 명예로운 선택에 적극적인 격려를 보내는 사람도 있는 반면,
군의 특수성에 기인하는 일반 사회와 다른 복무 여건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후자에 해당하는 생각을 가진 이가 많은 것 또한 현실이다.
여기 함께 군인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아버지와 아들을 소개한다.

그 주인공은 9공수특전여단 소속의 아버지 김정섭 원사와 아들 김홍기 중사.
취재를 갔을 때 혹한기 훈련을 나가 있었던 김홍기 중사를 만날 수는 없었지만,
아버지인 김정섭 원사의 군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아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Q. 직업군인 가족의 사례가 대단히 희귀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 함께 군인의 길을 택하는 경우를 볼 때마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은 어떻게 해서 군인의 길을 걷게 되었는가.


A. 나의 아버지 역시 육군 보병으로서 직업군인에 몸담으셨다. 사회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조국을 위해 충성할 수 있는 길을 걷고 싶었다. 검은 베레모에 강한 매력을 느껴 1984년 특전사에 지원하였고, 1987년도에 장기목무를 결심하였다.
나의 직업에 아주 만족하며, 내가 하는 일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것이라는 데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Q. 두 명의 아들이 모두 군에 몸담고 있는 걸로 아는데.


A. 그렇다. 큰아들은 내가 2007년 레바논 파병을 가 있을 때 특전부사관으로 임관하여 지금의 9여단으로 배속되어 왔고, 둘째아들은 올해 1월 4일 육군훈련소에 입대하여 신병 교육을 받고 있으며, 조만간 특전병으로 배속될 예정이다.



Q. 아들들의 선택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반응은 어떠하였는지
.


A. 나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모르지만 두 아들 모두 입대 전부터 특전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본인들이 원하는 길이었기 때문에 쾌히 승낙하였다. 큰아들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특전부사관 지원을 고려해 왔으며, 한때 사범대학에 진학하여 체육 교사가 되는 것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결국 특전사 지원을 결정하였다.
병사로 입대한 둘째아들 역시 전문하사 지원을 고려하고 있는바, 그러한 결심을 한다면 흔쾌히 응원할 것이다.


Q. 큰아들이 처음 군인이 되었을 때의 감회는.


A. 말했다시피 내가 레바논 파병을 가 있는 동안 아들이 나의 원 소속 부대로 배속되어 왔다.
어느 날 편지를 보내 와 ‘군복을 입고 군 생활을 해 보니 아버지의 마음을 알 것 같다’라고 하더라.
그것을 읽으니 ‘이 녀석이 크기는 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병 기간 동안 부대에서 근무하는 아들의 모습이 무척 기대되었고,
한편으로는 적응을 잘 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하였는데,
마침내 귀국하여 군인 대 군인으로 아들과의 만남을 가졌을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Q. 부자(父子)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는 데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지.


A. 그런 점은 전혀 없다. 오히려 같은 부대에서 근무를 하니 정말 좋다.
 내가 선배들을 보며 많은 배움을 얻었듯이,
 아들 역시 아버지이자 군에서의 선배인 나를 보며 그러한 배움을 얻을 것이라고 믿는다.

아들과 같은 부대에서 근무할 수 있게 하여 주고, 또 부담 없이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선후배들과 지휘관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작은아들도 훈련을 마친 뒤 우리 부대로 배속되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는데, 어떻게 될는지는 모르겠다.


Q. 아들과 함께 군생활을 하며 겪은 에피소드가 있는지.


A. 음, 뭐가 있을까(웃음).
특급전사 선발에서 사격을 할 때 아들에게 져서 조금 창피함을 느끼면서도 자랑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부대 창설 기념일에 열린 대대 대항 축구 대회에서 내가 속한 대대가 아들이 속한 대대를 이긴 적도 있다(웃음).
이런 일들이 쌓여 가며 부자간의 우정도 두터워지는 것 같다.

특급전사 선발
특급전사 선발은 강한 군대, 강한 전사를 육성하기 위하여 분기마다 한 번씩 열리는 행사로,
사격(20발), 주특기별 전문성 평가, 체력테스트(5km 구보,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외줄오르기, 평행봉)로 구성되어 있다.


Q. 선배 군인으로서의 아들에 대한 평가는.


A. 내 아들이지만 못하는 것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수를 할 때에는 가차없이 혼내기도 한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평가하자면 잘 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올바르게 성장해 준 모습이 고맙다.

휴가를 맞추어 나올 때에는 집에서 술한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고 조언을 해 주기도 한다.
사실 아들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까지만 해도 부자간에 대화가 거의 없는 편이었는데,
함께 군생활을 하게 되며 집안 분위기가 더 화목해졌다.

이것 역시 아들이 군에 오면서 좋아진 점이다.
주위 동료들로부터 ‘아버지보다 잘 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고 하는데,
자신으로 인해 아버지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한다고 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A. 나는 2014년 4월 30일 전역을 하게 된다. 직업보도교육 과정에 입과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올해 3년째 군생활을 하는 아들의 의무복무기간이 내년 5월로 만료되는데, 면담을 통하여 장기복무 의사를 물어볼 생각이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아들이 장기복무를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Q.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부탁한다면.


A. 안중근 의사가 남긴 말,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
나라를 위하여 몸바침은 군인의 본분이다)’
을 강조하고 싶다.
자신이 맡은 바를 다하면 어떤 일이라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짧은 인터뷰 일정으로 그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대화를 나누며 이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존재하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음을 새삼 상기할 수 있었다. 부자군인의 앞길에 건승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해 본다.



* 자료제공 : 국방부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