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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부르는 특전 군가.

구자융 2010. 7. 17. 16:35

깊어가는 가을의 끝자락,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잎이 황금빛으로 온 거리를 물들여 포근한 가을 환상곡으로 탄생하는 듯하다.

 결실과 풍요, 완성의 계절인 가을을 뒤로 한 채 쌀쌀한 바람이 서서히 옷깃을 스치는 이때 대한민국 최고의 군인임을 자부하는 특전사 사나이들이 즐겨 부르는 멋진 군가와 함께 해보자.

 “안 되면 되게 하라! 사나이 태어나서 한번죽지 두 번 죽나.”

 국가와 민족의 최후 보루로서 조국의 절대 수호자, 절대충성, 절대복종, 백전불굴의 투지, 혼을 나누는 의리, 하늘 ․ 땅 ․ 바다를 아우르는 특전부대 용사들만의 노래가 있다.

 특전사의 군가는 언제나 정직하고, 믿음과 사랑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담겨있다.

 그들의 노래는 음률의 소용돌이 속에서 잘 정리된 화음과 조화를 이루며 생명의 원초적인 질서로 다가온다. 특전사 군가는 고달프며 울적하고, 때로는 힘겨운 생활을 달래주는 그들만의 안식처가 아닌가 싶다.

 특전사의 대표적인 군가는 ‘검은 베레모’ ‘하늘의 백장미’ ‘사나이 검은 베레’ ‘하늘에 핀꽃’ 등이 있다.

 ‘검은 베레모’는 특전사의 부대가다. 특전요원의 기백과 역할을 강건하게 표현한 곡으로 무쇠 같은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춘 검은 베레용사들의 자유와 국토수호의 의지를 표현하고, 평화와 민족을 위해 스스로를 돌보지 않는 살신성인의 정신이 담겨있다.

 또한 혼을 나누는 의지로 조국통일과 민족번영을 위해 하늘 ․ 땅 ․ 바다 어디든지 서슴지 않고 가겠다는 특전용사들의 불가능이 없는 특전 정신도 표현하고 있다.

 ‘하늘의 백장미’는 특전사에서 가장 널리 애창되고 있는 작자 미상의 곡이다. 자유와 용기, 정열 그리고 사나이들의 인정과 의리 속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는 불굴의 정신과 미래의 밝은 청춘을 표현했다.

 이 곡은 공수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 만한 곡으로, 가락이 노랫말만큼이나 자연스럽게 진행되어 정감이 느껴진다. ‘ 사나이 검은 베레’는 사나이중 사나이 검은 베레특전용사들의 조국을 위한 충정과 안 되면 되게 하는 굳은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선율 및 리듬이 강한 힘찬 군가다.

 ‘하늘에 핀꽃’은 특전용사 이원등 상사를 추모하는 곡이다. 살신성인한 강재구 소령이나 이인호 소령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원등 상사를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1966년 2월 4일 C-46수송기로 6명의 대원을 이끌고 한강 상공에서 고공낙하 훈련을 지도하던 중 바로 앞에 강하하던 동료 부사관이 몸의 균형을 잃어 회전하고 있는 것을 발견, 위험을 무릅쓰고 접근해 동료의 낙하산을 펴주고 생명을 구한 뒤 자신의 낙하산은 펴지도 못하고 31세의 젊은 나이에 꽁꽁 얼어붙은 한강의 얼음판 위로 떨어져 산화했다.


‘비취옥보다 더 푸른 아름다운 조국의 하늘/ 이 하늘을 지키는 젊은 육군용사 이원등/ 바람찬 창공을 끊어 죽음의 부하를 구하다 / 오오 대한민국의 군인 이원등 정신이여! 높은 의기여! / 당신의 갸륵한 군인정신을 윌 모두 씩씩하게 받들어 이곳에 찬란한 구리상을 세운다.’ (박종화의 글)

 

 이 글은 한강대교를 지나다 보면 중간쯤에 패러슈트를 메고 서 있는 이원등 상사의 동상에 새겨있는 추모사다.

 이원등 상사의 추모곡인 ‘ 하늘에 핀꽃(작사 유호 ․ 작곡 김희조)은 그의 순직과 전우애의 귀감을 기리고 있다.

 ‘하늘을 내 집 삼아 연마한 기술 특전사의 자랑은 이것이었다 / 전우의 낙하산을 펴주고 나서 유성처럼 사라져 간 이원등 상사 / 그대는 하늘에 핀 한송이의 꽃 길이길이 향기롭게 피어 있거라.’

 특전 군가를 들으며 추운 겨울 따뜻한 벽난로와 같은 세상의 모든 행복과 희망이 그 안에 담겨 있는 듯 한 느낌이 든다.

 푸른 하늘을 한 마리 새처럼 자유롭게 유유히 활강하는 특전인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들만의 독특한 색감이 있고, 생동감과 세련됨이 살아 숨 쉬고 있는 특전요원들의 노래를 기억

 하며, 그들에게 힘찬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