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

◎ 공수래공수거 ◎

구자융 2013. 2. 4. 13:07

이승의 나그네여

가져갈 � 없는 무거운 짐에

미련을 두지 마오


빈 몸으로 와서

빈 몸으로 떠나가는 인생 또한

무겁기도 하건만

그대는 무엇이 아까워

힘겹게 이고 지고 안고 있나


빈손으로 왔으면

빈손으로 가는것이 자연의 법칙이거늘

무슨 염치로 세상 모든 걸

다 가져가려 하나


간밤에 꾼 호화로운 꿈도

깨고 나면 다 허무하고 무상한 것

어제의 꽃 피는 봄날도

오늘의 그림자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데

그대는 지금 무엇을 붙들려고

그렇게 발버둥치고 있나


발가벗은 몸으로 세상에 나와

한세상 살아가는 동안 이것저것 걸쳐 입고

세상구경 잘하면 그만이지

무슨 염치로 세상 것들을 다 가져가려 하나

 

황천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건만

그대가 무슨 힘이 있다고

무겁게 애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나

어차피 떠나야 할 길이라면

그 무거운 짐일랑 다 벗어 던지고

 

처음 왔던 그 모습으로 편히 떠나 보구려

 

이승 것은 이승 것

행여 마음에 두지 마오

떠날 땐 맨몸 덮어 주는

무명천 하나만 걸쳐도

그대는 그래도 손해 볼 것이 없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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